2009년 12월 19일
마푸체 민족이 들려주는 이야기 3: 아직 짐승들에게 이름이 없었을 때.
"염소 따윌 주다니!" 우에쿠푸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 by | 2009/12/19 21:1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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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 이야기
우리는 늘 저 푸른 하늘 높은 곳에 계신 우리 하느님은 안터(해님)라고, 하느님의 아내이자 어머니는 늘 달님이라 하였습니다. 두 분이 돌아가며 땅에 빛을 쬐고 이곳저곳 사람들을 보살펴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할아버지, 할머니는 차우 임금님이 아니라 해님와 달님만 이야기하셨답니다.
해님과 달님에겐 자식이 많았는데, 그 자식들은 차츰차츰 부모님인 해님과 달님을 멀리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담과 에바라는 두 자식만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이렇게 일어났습니다.
땅을 다스리고 싶어 했던 맏이와 둘째는 형제자매들에게 아버지한테 대들라고 부추겼습니다. 그리고 해님은 가차 없이 그 둘을 벌했습니다.
해님은 불효자식들을 하늘에서 집어던졌고 자식들은 땅에 부딪쳐 산산조각나 버렸습니다.
달님은 자식들이 겪은 불행에 슬퍼 펑펑 울었습니다. 그 눈물은 두 아들이 부딪쳐 파인 어마어마하게 큰 두 구덩이를 채워 라카르 호수와 룰록 호수가 되었습니다.
얼마 안 되어 차우 임금님은 다른 자식들을 땅으로 내려 보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피고 사람들을 가르치게 했습니다. 그리고 해님 자신한테도 내려가 땅을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은 자식들과 사람들을 도와 땅 위에서 할 수많은 일들을 만들었습니다. 밭을 일구고 곡식을 거두고 먹을거리를 갈무리하는 것은 그렇게 하느님이 만드신 일 가운데 몇 개일 뿐입니다. 하느님은 언제 씨를 뿌려야 하는지 일러주셨고, 달님도 그 일을 도왔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이르시길 그 가르침은 지금도 쓸모가 있다 합니다.
하느님은 사람 사이를 보통 마푸체로 거니셨습니다. 다른 마푸체와 똑같았습니다. 가죽옷을 입고 머리에 아무 것도 쓰지 않으셨다는 것만 빼면요. 아무도 튼튼한 마푸체 모습으로 나타난 하느님을 다른 마푸체 사이에서 구별해 내지 못했습니다.
하느님 덕에 사람은 불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불을 크메 우에누(Küme Huenu)라 한 것입니다. 이는 «하늘이 주신 복», «하늘이 보낸 사자»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흘러 사람들은 착하게 사는 법을 잊고 하느님이 해 주시는 충고도 안 들으면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의 자식들 또한 땅 위 사람들(마푸체가 바로 땅 위의 사람들이란 뜻)만큼이나 버르장머리가 없어졌습니다. 하느님 자식들 또한 부모님 말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해님과 달님은 이제 옛날만큼 자주 땅에 내려오지 않으셨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그 분들을 잘 대접하지 않고 지저분한 별명으로 불러댔기 때문입니다. 아이구. 아이구.
이제는 모든 사람이 하늘을 올려보며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모두 뭔가를 바랬고, 모두 다른 사람에 불만을 품고 한숨을 쉬어댔습니다. 그리고 서로 훔치고 죽이고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습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하느님 자식들도 불효막심했습니다. 자식들은 난리를 치며 고함을 질러댔습니다.
"나한테 해를 줘!"
"난 비!"
"난 눈!"
이러다 보니 우리 착한 하느님은 날마다 성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성이 나서 물을 다스리는 구렁이 카이카이 필루한테 일렀습니다.
"바다를 들끓게 하라. 좀 겁을 줘서 사람들 행실을 고치고 싶다." 그것이 나쁜 구렁이가 하느님께 들은 말이었습니다.
이를 들은 착한 구렁이 트렌 트렌은 즉시 자기가 살고 있는 트렌 트렌 산으로 사람들을 불렀습니다. 사람들은 큰물을 피해 산을 올라갔지만 물은 점점 더 불어나고 무시무시한 카이 카이 필루도 계속 빨간 날개를 부쳐 산을 점점 더 높이 들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산 봉우리에는 번개불이 꽈릉꽈릉 내리쳐 모든 사람이 죽어 버렸습니다.
모두, 깡그리 죽었습니다. 하느님 자식 둘만 살았습니다. 그 둘이 아담과 이브이며 두 사람에게서 모든 인간이 나왔습니다.
그 뒤 착한 하느님은 아주 가끔씩만 나타나셨습니다.
그 뒤 하얀 사람들이 와서 하느님을 살해했습니다. 원주민은 하느님을 잃었고, 하느님이 돌아가시면서 행운도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씨앗도 옛날처럼 싹트지 않고 수확은 갈수록 줄어듭니다. 하얀 사람들이 온갖 병을 들여왔고 아이들은 이제 말을 듣지 않습니다.
그 때부터 해와 달은 서로 싸워 적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쉬지 않고 서로 싸웁니다.
이제 바다는 달님 말 밖에 듣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하늘에서 던져 버린 두 맏아들이 그곳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님 몇은 거룩한 하느님은 하얀 사람들에게 죽은 뒤 하늘로 돌아가 여전히 해 안에 살고 계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탄식을 들어주시지 않는 걸 보니 정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어진 하느님은 돌아가셨습니다. 하얀 사람들이 그 분을 죽였습니다.
# by | 2009/11/16 22:53 | 트랙백 | 덧글(1)
우리 어진 하느님은 줄곧 푸른 하늘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는 하느님의 아내이기도 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아내이자 어머니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은 파란 여왕 또는 마술사 여왕이라 하였습니다. 아니면 쿠세(Kushe)라고도 하였는데 이는 마녀 또는 슬기로운 여자를 뜻합니다. 하느님과 쿠세는 저 높은 곳에서 자식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러다 하얀 사람(백인)들이 와서 하느님과 쿠세와 아들들을 모두 죽여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우리한테는 우리 하소연을 들어주실 하느님이 없게 된 것입니다...!
_ _ _
하느님이 아주 부지런히 힘들여 온 누리를 만들고 땅 위에 사람과 짐승을 데려오고 거기다 먹을거리를 가져오신 뒤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느님의 맏이와 둘째가 하느님께 대들라고 막내들을 부추긴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다스려야 할 때가 아닐까?”
차우(아버지)는 늙었고, 뉴케(어머니)도 늙었어. 적어도 우리가 땅을 다스리게 놔주시기는 해야 해.
그리하여 막내들이 형들이 한 말을 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들들이 이런 걸 바란다는 게 어진 아버지 차우가 저 하늘 위에서 얼마나 슬프게 했는지는 말 안 해도 알겠지요.
처음에 하느님은 모두 봐주려 했습니다. 어머니가 사정사정해서 마음이 누그러졌거든요. 하지만 맏이랑 둘째는 계속 구시렁구시렁 막내들한테 대들라고 부추겼지요. 어떻게 해서든 땅으로 내려가고 싶어 하게 하려고요.
길이야 잘 알고 있었답니다. 하늘에서 구름으로 내려간 다음에 구름에서 땅으로. 아들들도 사람과 짐승을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침내 늙은 임금님이 열 받아서 거인인 맏이와 둘째의 머리에 얹혀 있던 상투를 꽉 잡았습니다. 상투는 정수리에 있는 긴 머리카락인데 마푸체 족 사이에선 우두머리를 나타내요. 아무튼 그 걸 붙잡고 여러 번 흔든 뒤 힘차게 땅으로 던져 버렸답니다. 그리하여 둘은 짙은 구름을 뚫고 돌투성이 땅 위에 떨어졌지요.
하느님의 아들들의 엄청나게 큰 몸뚱이가 땅에 떨어지면서 어마어마하게 큰 산맥의 덩어리들이 떨어져나가고 언덕 봉우리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형제 중 하나가 떨어진 곳은 라까르(lacar) 호수가 되었고 다른 하나가 떨어진 곳에는 롤로그(lolog) 호수가 되었습니다. 거대한 몸뚱이 둘이 떨어진 곳에는 엄청나게 큰 구덩이들이 파였고, 그 두 몸뚱이는 산산조각나서 땅 속 깊숙이 묻혔습니다. 그렇게 남은 어마어마하게 큰 구덩이들이 이 하늘의 거인들이 떨어진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님들은 바닷가의 구불구불하고 길게 이어지는 바닷가길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맏아들과 둘째가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컸는지를 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어머니, 그러니까 어머니 달님은 조각나버린 아들들을 보고 슬피 울기 시작했습니다. 달님은 쉴새없이 눈물을 흘렸고 슬픔은 깊어가기만 했습니다. 아버지, 즉 해님은 이를 보고 화를 내며 땅으로 불벼락을 던져 아들들의 시체조각을 철저히 부숴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어머니 달님이 우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었을까요? 눈물은 바닥 없이 깊은 골짜기들과 구더기들을 채웠고, 그곳은 뒷날 호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조각난 두 몸에 다시 목숨이 깃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둘에게 '온전한 존재'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준 것입니다. 사람 모습은 아니었지만요.
아버지에게 대들었던 두 거인은 카이카이필루(Kai Kai filu)라는 구렁이가 되었고 그 덩치는 바다와 호수를 가득 메웠습니다. 아, 그런데 이 구렁이가 온누리를 다스리고 싶어했던 하늘나라의 두 형제의 가슴 속에 꿈틀대던 욕심까지 물려받은 게 아닙니까!
카이카이필루는 갈수록 화를 내며 우리 어진 하느님을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다 뭣보다 차츰차츰 이 땅 위를 덮어가던 사람들도 아니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성난 카이카이필루는 끝없이 긴 꼬리로 바닷를 거세게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바다에 거품이 차올라 파도가 일어났습니다.
구렁이의 붉은 날개짓엔 산맥들이 우뚝 솓아올랐습니다. 사람들은 그 산맥 사이로 몸을 피했습니다.
이 산맥을 트렌트렌(Tren-Tren), 또는 불의 산맥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산맥에서 우뢰와 번개가 싹을 틔웠습니다. 밤이 되면 산맥은 그 갈라진 틈으로 불꽃을 토해내었습니다.
하지만 이 불의 산맥 위에 착한 구렁이가 하나 살았습니다. 어지신 하느님이 특별한 진흙으로 빋어낸 구렁이였습니다. 하느님은 이 구렁이에게 이렇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카이카이필루가 바다를 들끓게 하기 시작할 때 사람들한테 피해서 목숨을 건지라고 꼭 알려주거라.'
이 부분에 대해선, 다음에 이야기해 드리지요...
# by | 2009/08/30 01:44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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